중국의'좁쌀 혁명'

한유덕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장 = 딱 6개월 전의 일이다.구글의 휴고 바라 부사장은 세계 it 업계를 하나로 만들었다

중국의 좁쌀 혁명 한유덕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장딱 6개월 전의 일이다.구글의 휴고 바라 부사장은 세계 it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중국의 저가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샤오미에 합류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좁쌀이 누구?업계에서는 그가 잘 나가는 세계 최고 it 기업을 버리고 잘 알려지지 않은 산자이 기업에 뛰어든 이유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그가 좁쌀을 선택한 이유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 칸타월드패널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분석한 결과 2013년 12월 현재 샤오미가 삼성을 제쳤다고 밝혔다.분기별로는 삼성이 여전히 최대 시장 점유율을 누리고 있지만, 12월 월간 기준으로는 샤오미가 삼성을 앞섰다는 얘기다.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최대 라이벌로 꼽히던 삼성의 위상이 흔들리는 것이다.

판매 규모보다 샤오미의 방식이 더 눈길을 끈다.샤오미는 지난해 12월 10일 정오 인터넷을 통해 8분 53초 만에 휴대폰'샤오미 3'20만 대를 판매했다.샤오미 브랜드를 붙인 액정 tv는 3분 28초 만에 4000대가 팔렸다.이를 통해 한 달에 두세 번씩 정기 예약 판매를하고 있다.샤오미는 11일 정오에도 15만 대의 스마트폰을 출시한다고 밝혔다.공장도, 매장 대리점도 없이 기술과 온라인만으로 지난 한 해 동안 1870만 대 (160% 증가)를 팔았다.좁쌀을 대륙의 사과로 부르는 이유다.

대륙의 애플이 창사 4년 만에 매 분기 시장점유율에서 애플을 추월하며 삼성에 턱걸이를하고 있다.샤오미의 시장혁명도 중국 업체에는 공포의 신호다.샤오미가 기존의 구조를 깼기 때문이다.업계에 도사리고 있는 이들 시장 파괴자들은 현재의 경쟁을 갈수록 격렬하게하고 있다.

최근 레노버가 모토로라의 휴대전화 사업을 인수한 것은이 때문에 더욱 주목을 받았다.일각에서는 레노버가 모토로라의 적자만 떠맡아 글로벌 경영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이는 레노버가 2005년 ibm의 pc 사업을 인수할 때와 같은 주장이다.그러나 기우였다.레노버는 2011년 델을, 2012년 hp를 제치며 세계 pc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광대한 중국 내수시장이다.레노버는 국내에서 번 돈으로 기술을 사들여 글로벌 강자로 키웠다.레노버는 이제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pc의 성공을 기대하고 있다.

지금은 많은 분야에서 중국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가전을 시작으로 조선 화학 철강 등의 분야가 위협받고 있다.it 분야는 우리 기술의 자존심이지만 전철을 밟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샤오미의 위고 바라 부회장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중국 it 업계에 대해 아찔한 속도 (breakneck speed) 라는 표현을 썼다.현기증 날 정도로 중국의 it 발전 속도가 빠르다는 얘기다.한국 기업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이기도하다.